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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한 비수기의 푸에르토 페냐스코여행 2022. 1. 11. 06:26
Puerto Penasco, Mexico 아리조나 피닉스에서 4시간이 채 안 걸리는 이유로 아리조나 사는 미국인들이 제집 앞마당 드나들듯이 놀러 다녀서 Arizona Beach라는 별명이 있는 곳이지만 엄연히 멕시코 땅이다. 멕시코 땅인데 아리조나 비치라고 불리는 것은 아마도 거기서 먹고 마시고 자고 놀고 한마디로 돈 쓰는 사람들은 죄다 미국인이라서 그런 듯하다. 멕시코 물가 치고는 식당이나 호텔 등이 많이 비싼데 대도시 출신 미국 사람 입장에서는(혹은 서울 사람 입장에서는) 착한 가격이다. 바다를 제외한 모든 땅은 멋없는 사막이고 약간의 Bush 와 돌산 등이 있다. 참으로 내키지 않는 여행이었다. 회사에서 일년에 한 번 거저 주는 휴가 - 크리스마스이브부터 1월 1일까지 - 를 보낼 수 있는 최소 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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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bound과거 2022. 1. 11. 04:15
2013년 5월 쉽게 적응이 안 된다. 나의 이러한 처지가. 나는 적응이 안된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겠는 이 처지가. 분명 내 잘못이 아닌데도 무엇을 크게 잘못한 사람처럼 위축되는 것이. 당당하고자 마음 먹었는데도 사람들을 만나게 되면 당당하게 말을 못하는 것이. 아직도 버젓이 행복한 드라마의 주인공 행세를 하고 있는 내가. 적응이 안된다. 그리고 어쩔수 없이 헛된 욕심을 부리는 내가. 책임지지도 못할 마음으로 너에게 다가가는 내가. 부담스럽다. 지금의 나는 누구를 만나도 또다시 상처를 주거나 혹은 받게 될텐데. 나는 어차피 전신화상을 입은 사람이라. 칼자국좀 더 난다고 전혀 아프지 않을것이기 때문에. 그래서 내가 아프지 않을꺼라서. 그 이기적인 마음에. 칼을 들고 너에게 다가가고 있는 내가. 상처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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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 전상서과거 2022. 1. 11. 04:05
2012년 9월 어떻게 말해... 당신의 깊은 사랑이 부담이라는 것을. 너무 감사해서 그래서 부담이라는 것을. 내 인생 내 마음대로 결정하지 못하는 게, 부당함을 깨뜨리지 못하고 그저 당하고 참아야만 하는 게 당신의 사랑 때문이라는 것을. 당신의 사랑과 기대에 부합하기 위해서 나는 그저 이 현실을 끝없이 포장하고 누구에게도 진실을 말하지 못한 채 묶여 있어야만 한다는 것을 어떻게 말해. 어떻게 내가 당신을 실망시킬수 있나. 그 큰 사랑과 기대. 그걸 어찌 무너뜨리고 내 길을 가겠다고 하나. 내가 어떻게 당신의 가슴에 못을 박을 수 있나. 내 가슴에 박힐 못 보다 더 크게 박힐 당신 가슴의 못 때문에 나는 아닌것을 아니라고 말 못 하고 당신이 실망할 것이 두려워서 행복한 드라마 속 사랑받는 여주인공처럼 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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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년만에 다시만났던 한국과거 2022. 1. 11. 02:13
2000년에 떠나서 2009년 2월, 떠난 지 9년 만에 고향에 다녀왔다. 아니 고국에. 마음이 아리듯 행복했다. 그 땅을 밟는것이 그토록 감동을 주게 될지 몰랐다. 감동이었다. 눈물이었다. 또 수년만에 만난 부모님은 매번 볼때마다 너무 심하게 늙으셨다. 그 주름 하나하나가, 휑해진 머리숱이 내 심장을 떨어뜨린다. 쿵 소리가 나도록 떨어뜨렸다. 사랑합니다. 보고싶었습니다. 진심을 담은 말 몇 마디는 눈물의 두려움 때문에 목에서만 맴돌 뿐이었다. 나는 왜 이토록 눈물을 두려워하는 것일까. 탁하고 거무스름한 공기, 햇빛을 다 가려버린 빌딩들, 현기증나는 간판들. 모든 것이 새로우면서도 낯이 익었다. 변했어도 고향은 고향이었다. 더러워진 공기 들이마시며 정신 나간 사람처럼 웃었다. 혼자 웃으며 걸었다. 하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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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관계론최근 또는 현재 2022. 1. 11. 01:10
속담에 그렇다고 한다. 말 한마디로 천냥 빚을 갚는다고. 데일 카네기의 '인간관계론' 이라는 책은 이 속담을 길게 책 한 권으로 풀어놓은 것 같다. 내가 이 책을 좀 일찍 읽었더라면 인생을 덜 힘들게 살았겠다라고 생각했다. 내가 이 책을 읽고 나의 잘못을 깨달아서가 아니다. 내 잘못이 아니었구나, 내가 맞는 거였구나라고 나 자신에 대한 인정을 이 책을 읽고서야 비로소 해 주었기 때문이다. 책 내용은 자세히 쓰지 않겠다. 적어도 나에겐 평생에 성경 다음으로 단 하나 기억에 남는 자기계발서이니 혹 누군가 이 글을 읽는 중에 이 책을 읽지 않았다면 한번 읽어보시라고 권하고 싶다. 영어로 된 원서는 아무래도 오래전에 쓰인 책이다 보니 문체가 좀 어렵고 예시로 든 상황도 요즘 시대에 딱히 맞진 않는다. 하지만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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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최근 또는 현재 2022. 1. 11. 00:55
한국 텔레비젼 방송을 보다가 아주 오래전 내가 대학교 때 들었었고 유행이었던 노래와 가수를 보았다. 이수영이라는 가수였다. 이수영 외에도 그 당시에 많은 가수들을 알았지만, 그 많은 가수들이 나오는 쇼들을 보고도 아무 생각 없이 멍하니 보고 실없이 웃었는데, 이수영이라는 가수를 보았을 때 두 잔의 와인 때문이었는지 한 시간이 넘도록 "그 아이"를 구글에서 또 나의 오래된 이메일에서 찾으려 너무나 애썼고 결국엔 찾지 못했다. 그리고 나는 왜 때문인지 이십몇 년 전의 기억이 떠올랐다. 이수영이 처음 유명해지기 시작했을 때였을 것 같다. "그 아이"는 나에게 이수영을 아느냐고, 노래 진짜 좋다고, 요새 매일 듣고 있다고 나에게 추천을 했었다. "그 아이"가 나에게 추천했던 가수는 둘이었다. 하나는 이수영이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