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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5월
쉽게 적응이 안 된다.
나의 이러한 처지가. 나는 적응이 안된다.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겠는 이 처지가. 분명 내 잘못이 아닌데도 무엇을 크게 잘못한 사람처럼 위축되는 것이. 당당하고자 마음 먹었는데도 사람들을 만나게 되면 당당하게 말을 못하는 것이. 아직도 버젓이 행복한 드라마의 주인공 행세를 하고 있는 내가. 적응이 안된다.그리고 어쩔수 없이 헛된 욕심을 부리는 내가. 책임지지도 못할 마음으로 너에게 다가가는 내가. 부담스럽다. 지금의 나는 누구를 만나도 또다시 상처를 주거나 혹은 받게 될텐데. 나는 어차피 전신화상을 입은 사람이라. 칼자국좀 더 난다고 전혀 아프지 않을것이기 때문에. 그래서 내가 아프지 않을꺼라서. 그 이기적인 마음에. 칼을 들고 너에게 다가가고 있는 내가. 상처밖에 줄 것이 없는 내가. 부담스럽다.상처주는것 받는것 재미없다... 아프지 않다고 해서 괜찮은것은 아니더라. 재미가. 없더라.그래도 어쩌지. 오늘은. 네가 필요한데. 나는 네가 필요한데. 니가 나를 좋아하든 안하든간에. 친절한 너는 내가 힘들다 하면 올꺼니까. 그러면, 너와 있으면 상실감따위가 끼어들지 않아 즐거운데. 잠시라도 이러한 나의 처지가 잊혀져서 좋은데. 그래서 나는 지금 네가 필요한데.오늘 억지로 너를 데려오면. 나는 내일 아침 혼자 남아 잔인한 아침의 허탈함을 맛보게 될 것이고. 너에게 나는, 나에게 너는 무엇이었는지 알수없는 무거운 기분에 내일 저녁엔 대충 또다른 사람을 만나 술취해 웃고 떠들며 위로를 받을 것이고.그러면 다음날 나는 또 상실감에 멍때리고. 그것이 너였는지 아니면 또다른 누구였는지도 혼란스러워지고.가슴에 커다란 구멍이 난것처럼 춥다. 바람이 그냥 지나간다. 이 큰 구멍으로. 더 추워지기 전에 나는 뛰어야 겠다. 운동만이 살 길이다. 그저 달리는 것이 나를 덥게 만들어 어둑어둑한 그 그림자로부터 피할수 있게 해줄 것이다. 달리고 달리고 또 달리자.나 너에게 진심이 없다. 그래서 나는 너에게 아무런 의미가 없을 사람이다. 그래도 친구인데. 이정도 배려 해주겠다. 더이상 다가가지 않겠다. 내 욕심은 이미 풍선처럼 커져 단 며칠이라도 너를 가져야 후련하겠지만. 너 힘들게 하고싶지 않고. 그리고 나 너 바라보면서 진심도 아닌 이 감정으로 그저 갖고싶은 소유욕때문에 우리를 혹사시키지 말아야 겠다. 너를 향한 이 욕심은 나를 지치게 한다. 그래. 나도 더이상은 무리다.오늘은 너로인해 가슴이 뛰었고 설레였는데. 설레였던 가슴. 뛰던 심장. 작은 떨림. 이제는 안녕.내일부터 너는 그저 좋은 친구.'과거'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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